
스페인 리오하 와인을 접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오크통과 셀러에서 숙성 중인 와인이다. 여타의 와인 생산지역에 비해 유난히 긴 숙성 기간으로 그 어떤 지역의 와인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을 간직한 리오하의 와인들, 그 중에서도 리오하 지역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와인 명가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를 만났다.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주최한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버티컬 테이스팅에는 2010년 크리안자부터 2005년, 1995년, 1985년 빈티지의 그란 리제르바가 등장했으며 아이콘 와인인 MC 2012년 빈티지와 가우디움 2008 빈티지를 만날 수 있었다.
오랜 숙성 잠재력을 가진 와인을 만났을 때, 와인 애호가들이 직면하는 행복한 고민 중 하나는 아마도 와인을 언제 오픈할 것이냐 하는 고민일 것이다. 버티컬 테이스팅에서 만난 그란 리제르바 2005, 1995, 1985 빈티지는 20년이란 시간 차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풍미를 보여주면서도 균일하게 훌륭한 밸런스와 구조감을 지니고 있어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가 만드는 그란 리제르바급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금양인터내셔날]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크리안자.jpg](http://www.wineok.com/files/thumbnails/guTmpImg/tmp/201412081539334709.jpg)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크리안자와 그란 리제르바
포도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한다는 이 와인은 과일 풍미와 오크 풍미의 균형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며, 법적으로 정해진 5년보다 더 긴 기간 숙성을 통해 우아하면서도 깊이 있는 와인을 만든다. 2년 이상의 오크(프랑스산) 숙성과 4년 이상의 병 숙성을 거쳐 탄생한 그란 리제르바의 2005년 빈티지는 견고한 타닌, 풍부한 보디감으로 그 숙성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다. 1995년 빈티지의 경우 여전히 신선한 과일 향과 훌륭한 산도, 세련된 타닌과 우아한 균형을 갖춰 이날의 베스트 와인으로 손꼽을 만했다. 더군다나 이 와인은 최근 지어진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의 와인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것이었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최근 약 3만 5천병의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지금까지 생산해온 와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로 아주 오래된 와인부터 최근의 것까지 모두 이곳에 보관할 예정이다.
한편, 가장 기대가 컸던 1985년 빈티지는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산화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빈티지에 비해 생생한 풍미와 좋은 구조감을 보여주었다. 테이스팅에 함께 참석한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의 오너 크리스티나 포르네르는 “숙성된 와인을 마주할 때마다 와인이 꼭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며 “사람도 젊은 시절과 나이가 들면서 드러나는 인격이나 모습이 다르듯, 숙성 초기의 와인과 오랜 숙성을 거친 와인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금양인터내셔날]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MC.jpg](http://www.wineok.com/files/thumbnails/guTmpImg/tmp/201412081537290071.jpg)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MC와 가우디움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의 아이콘 와인이라 할 수 있는 MC와 가우디움은 그란 리제르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MC나 가우디움은 숙성 초기에도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의 와인이라는 점인데, 템프라니요 100%로 만드는 MC는 2년 미만의 숙성을 거쳐 풍부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타닌의 조화가 돋보인다. 라틴어로 ‘감각의 극한’, ‘최대의 만족’을 뜻하는 가우디움은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가 1994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아이콘 와인으로 리오하 와인의 전통을 바탕으로 선보인 혁신적인 와인이다. 입안을 꽉 채우는 탄탄한 타닌과 풀보디의 육중함, 풍부한 과일 향과 섬세한 오크 풍미가 돋보이며, 리오하 와인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인 샤또 까망삭의 오너였던 엔리케 포르네르가 “스페인의 그랑 크뤼”를 꿈꾸며 리오하 지역으로 돌아와 설립한 와이너리로, 리오하 와인의 품질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또한 오크 숙성을 위주로 와인을 만들어 온 기존과는 정반대로 과일 향이 풍부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산화된 로제 와인이 많았던 시절에 신선하고 과일 향이 풍부한 화이트와 로제 와인을 선보이며 리오하 지역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왔다. 현재의 오너는 2007년에 경영권을 이어 받아 지금까지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와인을 만든다는 철학 아래 와이너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는 최근 루에다 지역에까지 와이너리를 확장하여 색다른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베르델료, 소비뇽 블랑 등) 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도전과 시도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입_금양인터내셔날 (02 2109 9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