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4년에 설립된 이후로 지금까지 180년에 걸쳐 ‘프랑스 북부 론의 와인 명가’로써 그 자존심을 지켜 온 폴 자불레 애네(이하 폴 자불레). 특히 이곳에서 생산하는 에르미타쥬 "라 샤펠"(Hermitage La Chapelle)과 크로제 에르미타쥬(Crozes Hermitage) 두 와인은 폴 자불레에게 세계 최고의 와인생산자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을 뿐만 아니라, 북부 론 지방이 프랑스의 최고급 와인산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폴 자불레의 와인 생산 역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북부 론의 기사 - 폴 자불레 애네”에서 다룬 바 있다(2011.04).
폴 자불레는, 2000년대 초 수입사 나라셀라가 미국산 고급 와인 중심에서 유럽 와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던 즈음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주요 브랜드 중 하나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와인소비자들 사이에서 론 지역 와인의 인기가 높아져 가면서(프랑스와인 중 점유율 2위) 폴 자불레의 브랜드 인지도 역시 한층 강화되고 있다. 얼마 전 방한한 폴 자불레의 아시아 시장 총괄 이사인 그웬 슈스네는(Gwenaele Chesnais, 사진) “론 지역은 다채로운 와인 산지와 포도 품종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선보여 왔는데, 이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 각기 다른 기호를 지닌 수많은 와인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준다”며 그 인기의 비결을 설명하였다.
아래는 그녀의 방한을 계기로 함께 시음했던 폴 자불레의 다섯 가지 와인에 대한 설명으로, 이 와인 모두 나라셀라를 통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폴 자불레, 꼬뜨 뒤 론 블랑 “빠할렐 45”
Paul Jaboulet, Cotes du Rhone “Parallele 45”
“위도 45도”를 의미하는 “빠할렐 45”는 폴 자불레의 기본급 와인으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월등하여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와인은 2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으며, 꽃 향기와 감귤류의 향을 지닌 상큼하고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찾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폴 자불레, 크로제 에르미타쥬 블랑 “뮬 블랑슈”
Paul Jaboulet, Crozes Hermitage Blanc “Mule Blanche”
밭을 가는 “흰 노새”를 뜻하는 “뮬 블랑슈”는 살구, 배, 파인애플 같은 과일 풍미에 미네랄 풍미가 더해져 “빠할렐 45”에 비해 더욱 복잡한 풍미를 드러내며 가격도 8만원대로 더 비싸다. 한편, 그웬 슈스네에 따르면 일본에서 팔리는 폴 자불레 와인 중 화이트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나 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그들의 음식문화와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폴 자불레의 화이트 와인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일본식 요리를 곁들여보자.
▲폴 자불레, 지공다스 “삐에르 애기”
Paul Jaboulet, Gigondas “Pierre Aiguille”
폴 자불레는 지공다스에도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곳은 덥고 건조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이 특징이다. 그르나슈를 위주로 소량의 시라와 무베드르 품종이 섞인 “삐에르 애기”는 가죽 또는 사냥 짐승, 야생 베리, 향신료 등의 향이 은은한 매력적인 레드 와인으로, 입 안에 머금으면 온화한 기운을 내뿜는다. 6만원대의 가격에 비해 높은 품질을 지닌 와인이다.
▲ 폴 자불레, 크로제 에르미타쥬 “도멘 드 딸라베”
Paul Jaboulet, Crozes Hermitage “Domaine de Thalabert”
시라 품종만 사용해서 만든 크로제 에르미타쥬는 “에르미타쥬 라 샤펠”과 함께 폴 자불레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는 와인으로, 소믈리에들 사이에서도 라 샤펠 다음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빈티지 크로제 에르미타쥬 “도멘 드 딸라베”를 만날 수 있는데(소비자가격 13만원대), 숙성 초기의 와인답게 제비꽃, 화사한 민트, 매콤한 후추 등의 아로마가 선명하고 짙게 드러나 향을 음미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덧붙여, “삐에르 애기”와 “도멘 드 딸리베” 모두 2010년 빈티지로 숙성 초기인 만큼, 마시기 하루 전에 병을 열어 놓고 다음 날 마시기 직전에 디캔터에 담아 서빙할 것을 권장한다.
▲폴 자불레, 에르미타쥬 “라 쁘띠뜨 샤펠”
Paul Jaboulet, Hermitage “La Petite Chapelle”
“라 쁘띠뜨 샤펠”은 “라 샤펠”에 비해 가격 접근성이 좋고(각각 29만원, 60만원)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치지 않아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다시 말하면 “라 샤펠”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도멘 드 딸라베”와 마찬가지로 시라 품종만 사용해서 만드는데, 국내에는 2006년 빈티지가 유통 중이며 벨벳처럼 부드럽고 우아하며 풍만한 질감이 일품이다. “라 쁘띠뜨 샤펠”은 “도멘 드 딸라베”와 함께, (“라 샤펠”만큼의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도) 폴 자불레의 명성을 상당 부분 경험하게 해주는 와인이다.
문의_나라셀라 (02.405.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