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베르네 소비뇽의 제왕”으로 군림해 온케이머스(Caymus)의 CEO이자 와인메이커인 척 와그너(Chuck Wagner)가, 설립 40주년 기념 한정판 '케이머스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12'를 들고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케이머스는 수입사 나라셀라가 국내에 소개해 온 정상급 나파 밸리 와인으로 최근 2-3년 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었으며,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의 경우 이건희 회장 생일주 와인으로 등장하여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케이머스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의 경우 지난 한해만 1500병이 판매되면서 국내 판매 중인 나파 밸리 프리미엄 와인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 설립 40주년 기념 ‘케이머스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정상가 17만원).
척 와그너의 방한과 함께, 신사동 포도플라자의 WSA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1993년부터 2011년 사이의 네 개 빈티지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Caymus Special Selection)’ 와인을 시음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 와인은 70여 개의 배럴 테이스팅을 통해 최고의 배럴만 선별해서 만드는 케이머스의 최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미국의 와인 전문 매거진 가 선정하는 “올해의 와인” 1위에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두 차례나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1984와 1990년 빈티지).
시음회에 함께 자리한 척 와그너는(위 사진) “네 가지 빈티지를 비교 시음함으로써 20년에 걸쳐 일어나는 와인의 숙성과 진화 과정을 느껴보길 바란다”며 운을 뗐고,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은 숙성 12년째를 전후로 해서 마시기에 가장 좋다”는 팁을 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2003년 빈티지의 경우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검붉은 과일의 농축된 풍미와 화사한 민트 향이 은은하게 감지되고, 잘 익은 타닌과 넉넉한 살집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시간이 흐르면서 달콤한 과일 풍미가 점점 짙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2009년 빈티지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은 붉은 꽃잎, 모카, 초콜릿 등의 매혹적인 향이 강약을 거듭하며 반복되는데, 무엇보다도 매끈하고 유연한 질감이 일품이어서 (숙성 10년째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마신다 해도 흠잡을 데 없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2011년 빈티지의 경우, 숙성 초기의 카베르네 소비뇽답게 붉은 베리, 허브, 삼나무 향, 그리고 강하지만 섬세하게 다듬어진 타닌이 느껴지며 둥글고 따뜻한 풍미가 입 안을 감싸는데, 십 년 후의 모습이 매우 기대되는 와인이었다.

△시음회에 등장한1993, 2003, 2009, 2011년 빈티지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
뿐만 아니라 2009년과 2011년 빈티지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션’은, 지난 40년 간 케이머스가 확립하고자 했던 “나파 스타일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서 “나파 스타일”이란 포도 본연의 풍미와 잘 다듬어진 타닌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하며, 1970년대 이후 나파 밸리 와인생산자들 사이에서 유행해 온 “보르도 스타일(포도 본연의 풍미와 산도를 지향하는)”과는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보르도 1등급 스타일임을 강조하는기존의 나파 밸리 와인이 식상하게 느껴진다거나 나파 와인에서 왜 보르도를 느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면, 케이머스야 말로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나파 밸리에 산재한 16개 주요 와인 산지 중 무려 8개 산지의 포도를 폭넓게 블렌딩해서 양조하는 방식은, 케이머스에 "나파다운" 특징을 부여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척 와그너는 “나파 밸리에 위치한 모든 포도밭들이 하나같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든다는 것은 양조자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블렌딩에 대한 철학을 강조한다(나라셀라가 국내에 수입하는 또 다른 정상급 나파 밸리 와인 “문차이(Moone-Tsai)”의 공동설립자 메리 앤 차이 역시 “여러 개의 최고급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섞음으로써 더 뛰어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양조 철학을 피력한 바 있다. 자세한 기사는 [여기] 참조).

※케이머스의 양조 역사는 프랑스 알자스 출신의 이주민인 와그너 가문에 의해 시작되었다. 와그너 가문은 1900년대 초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1940년대 이후에는 주변 양조장에 포도를 납품하였으며 1972년에 찰리 와그너가 정식으로 케이머스 와이너리를 설립하였다. 찰리와 척 와그너 부자父子는, 당시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치던 던 빈야드(Dunn Vineyard)의 랜디 던(Randy Dunn)으로부터 양조 기술을 전수받고 첫 빈티지인 1974년을 출시하는데, 첫 빈티지를 출시한 이래 4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점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기록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문의 _ 나라셀라 (02. 405. 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