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페노Emile Peynaud에 의해 "양조 컨설턴트"라는 직업군이 창조된 이래 그들은 세계 와인 산업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그 중 몇몇 이름은 어딜 가나 들을 수 있을 만큼 유명해졌다. 오늘날 세계 와인 산업의 형태를 다듬어 놓았다시피 한 이들 TOP 10 와인 양조 컨설턴트들을 살펴보자.
1. Jacques & Eric Boissenot
미셸 롤랑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들 부자父子는, 가장 영향력 있으면서도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컨설턴트다(아들인 Eric Boissenot는 에밀 페노 아래서 공부를 마친 후 아버지와 함께 컨설턴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들 부자는 포도가 자란 테루아를 개성 있는 특별한 와인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고객 명단을 보면 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약 200여 고객 중 대부분은 (특급 샤토 네 군데를 포함하여) 주로 보르도 지방에 밀집해 있으며, 그리스(Alpha Estate), 프로방스, 스페인, 토스카나, 칠레(Concha y Toro Don Melchor 그리고 Santa Rita Casa Real 등)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폭넓다.
2. Michel Rolland
"블렌딩의 대가"로 불리는 미셸 롤랑은 테루아보다는 스타일에 치중함으로써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는 게 목적이라면 그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는 또한 첨단 와인 양조 기술 도입의 측면에서도 논쟁의 불씨를 일으키곤 하는데, 광학 기계를 사용한 포도 선별, 미세 산소 주입 기법 등이 대표적이다. 롤랑은 전세계 150여 개 와이너리를 고객으로 둔 “flying winemaker”의 원조라 할 수 있으며, 보르도의 피작(Figeac), 퐁테 카네(Pontet-Canet), 오존(Ausone), 앙겔루스(Angelus), 파비(Pavie) 등 굵직한 와인생산자들을 아우르는 고객 명단은 그의 세계적인 명성을 뒷받침한다. 최근 보르도 와인업계의 거물 앙드레 뤼통도 명단에 올랐다. 한편 그가 직접 투자한 곳도 있는데, 아르헨티나의 클로 드 시에테(Clos de los Siete), 남아공의 본 누벨(Bonne Nouvelle), 스페인의 R&G 등이다. 또한 중국의 국영 식품회사 COFCO 역시 와인 부문에서 롤랑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3. Paul Hobbs
UC Davis 시절부터 와인의 오크 숙성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로버트 몬다비, 특히 몬다비-로스차일드의 합작품인 오퍼스 원(Opus One)의 와인메이커로서 명성을 쌓았다. 컨설턴트로서 그는, 포도밭 관리만 잘 하면 건강한 포도를 수확할 수 있고 나아가 양조장에서 이산화황 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산화황 사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 현재 칠레의 페레 크루즈(Perez-Cruz), 아르헨티나의 알토 리메이(Alto Limay), 우루과이의 후아니코(Juanico Wines),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스트라투스(Stratus),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캘론(Chalone Vineyards),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일곱 개 국가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덧붙여 그는 1980년대 카테나 자파타(Catena Zapata) 방문을 계기로 아르헨티나 와인산업 개혁의 선봉에 서 왔다.
4. Stephane Derenoncourt
“토양을 비롯한 포도가 자라는 환경이 와인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싶다면 드농쿠르의 도움을 받으라”고 할 정도로, 그는 포도밭 관리 그리고 각각의 토양에 따라 가장 좋은 포도를 얻는 법에 주력한다. 도멘 드 슈발리에(Domaine de Chevalier), 보세주르(Beausejour), 프리외르 리신(Prieure Lichine) 등 보르도의 와인생산자들이 주요 고객이지만, 포도 재배에 초점을 맞춘 그의 컨설팅은 인도,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레바논, 시리아, 터키, 모로코, 우크라이나, 미국 등 프랑스 외 국가의 와인생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5. Alberto Antonini
안토니니는, "지난 40여 년간 세계 와인 산업을 지배하다시피 한 프랑스식 와인 양조 매뉴얼(예를 들면 프랑스산 품종과 225리터들이 배럴의 사용 등)에서 벗어나도록 와인생산자들을 돕는 것"에 일종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가 컨설팅하는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의 와인메이커 마르셀로 파파는 "안토니니는 평론가들이 부여하는 점수에는 별 관심이 없으며, 포도가 자란 배경을 잘 드러내는 개성 있는 와인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우리의 가장 흥미로운 컨설턴트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한편 미국, 캐나다, 아르메니아,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 등의 와인생산자 30여 곳이 그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6. Denis Dubourdieu
화이트 와인 양조, 특히 숙성력이 뛰어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 뒤부르뒤유는 정평이 나 있다. 보르도 대학의 양조학과 교수이자 소테른 지역의 샤토 두아지 다엔(Chateau Doisy Daene)을 소유한 와인생산자로써, 즉 학자인 동시에 와인생산자로써 그가 지닌 전문가적 식견은,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자 하는 와인생산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를 높여 놓았다. 그가 컨설팅하는 와인생산자로는 보르도의 슈발 블랑(Cheval Blanc)과 이켐(Yquem), 스페인의 치비테(Chivite), 남아공의 4G(4G Wines) 등이 있다.
7. 소매상(Retailers)
지금까지 이들의 존재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와인의 유행과 스타일을 형성하는데 있어 그 영향력이 명백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독자 브랜드나 독점 브랜드가 출현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제품 개발 분야 또는 맞춤 와인 생산을 위한 와인생산자와의 공동 작업 등의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8. Kym Milne MW
한때 빌라 마리아(Villa Maria) 양조팀의 수장이기도 했던 인물로, 1990년대부터 컨설턴트로도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flying winemaker" 대열에 합류하였다. 현재 호주의 버드 인 핸드(Bird in Hand) 와이너리 양조팀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Global Wine Solutions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국제적인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와인의 알코올 농도와 오크 풍미를 줄임으로써 우아한 스타일 추구하는 그는 남아공의 루스텐버그(Rustenburg), 칠레의 에라주리즈(Errazuriz), 영국의 PLB 그룹과 호주의 부티크 와인생산자들을 컨설팅하고 있다.
9. Demei Li
현재 중국에서 Demei Li만큼 영향력 있는 컨설턴트는 없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 와인을 공부하고 샤토 팔머에서 잠시 활동했던 43세의 리는, 중국과 프랑스 정부 기관의 합작 회사인 Sino-French Demonstration Vineyards and winery에서 초대 양조팀 수장과 양조기술 관리자 역할을 맡기도 했다. 현재 중국의 닝시아와 신장 지역이 주요 활동 무대인 그는, 중국 와인 기술 협회의 멤버이자 중국 와인 협회 그리고 중국 포도재배자 협회의 부 서기장을 맡고 있는 등 중국 와인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10. Sam Harrop MW
한때 프랑스의 루아르 와인협회(InterLoire)에서 일하는 동안 루아르 와인의 전면적인 근대화를 실행한 주역이다. 와인 양조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는, 와인 양조와 마케팅 사이의 소통 간극을 메우며 이 둘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데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와인 작가 Jamie Goode와 공동으로 를 집필했을 만큼&apos내츄럴 와인’에 대한 깊은 지식과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컨설팅 중인 곳으로는 포르투갈의 타거스 크릭(Tagus Creek), 스페인의 폰타나(Bodegas Fontana), 그리고 뉴질랜드의 테 모투(Te Motu)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