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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와인수출국인 이탈리아에서 와인 소비가 줄고 있는 반면,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점점 더 많은 이탈리아 와인이 소비되고 있다. 올해 이탈리아는 12억 갤론의 와인을 생산하면서 11억 6천만 갤론의 와인을 생산한 프랑스를 제쳤다.


이탈리아의 와인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경기 침체 및 변화하는 인구통계학적 요소에서부터 맥주와 칵테일 소비 증가와 변화하는 음주 습관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탈리아는 여전히 (프랑스 다음으로) 1인당 와인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지만,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의 1인당 와인소비량은 무려 29갤론이었으나, 최근에는 13.6갤론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주요 와인생산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공통적으로 목격된다. 이들 세 나라에서 전통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와인이 이제는 나이 든 사람이나 농부의 음료로 비춰지고 있으며, 강력한 광고 덕분에 맥주, 스피리츠 그리고 소다 같은 음료가 젊은 세대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와인평론가 젠시스 로빈슨은 Financial Times에 기고한 칼럼에서 위와 같이 언급했다. 한편 이탈리아 와인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19년 연속으로 와인소비가 늘고 있는데, Eataly New York의 조 바스티아니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농업 중심 도시나 국가에서는 와인이 옥수수나 토마토와 다를 바 없이 농산물의 일부로 소비되었다. 지금 이탈리아에는 칵테일과 맥주 소비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반면, 라이프스타일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오히려 와인을 더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탈리아에서 와인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경기 침체와 증가하는 실업률, 와인이나 외식에 쓸 돈이 부족한 실정 등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강화된 음주법 체계 역시 한몫한다. 뿐만 아니라이탈리아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6%로, 독일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The Wine Advocate의 모니카 라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루 한잔의 와인이 의사도 물리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이제 와인은 다른 주류와 함께 건강에 유해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높은 실업률 속에서 직업을 얻기 위해 안간힘 쓰는 이탈리아의 젊은 세대에게, 유산을 이어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들에게 와인은 그들의 부모나 조부모가 즐기던 것에 불과하며, 차라리 수제 맥주나 칵테일이 더 흥미롭고 돈을 쓸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쉽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 와인 양조라는 직업 자체도 별 매력이 없다.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노동을 요할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이탈리아의 와인생산자들에게는 수출 밖에는 대안이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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