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와인산지 파소 로블즈 비롯한 캘리포니아 와인의 강자들
 
 
- 2013 캘리포니아 와인 세미나 & 캘리포니아 와인 트레이딩 테이스팅 -
 
 
 
캘리포니아와인협회(California Wine Institute)가 주관하는 2013 캘리포니아 와인 세미나와 Trade Tasting Event가 지난 10월 10일 쉐라톤 서울 디 큐브 시티에서 열려 많은 수입사, 소믈리에, 전문가, 미디어 등 업계 종사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부 세미나-비약적 발전 이룬 파소 로블즈(Paso Robles)
 
이번 캘리포니아 와인 세미나의 주제는 파소 로블즈 와인으로, 파소 로블즈는 한국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 생산지이지만 사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넓은 와인 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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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 로블즈는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에 속하는 AVA(미국포도재배지역, American Viticultural Area)로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사이에 위치한다. 캘리포니아 AVA 중 석회질이 가장 풍부한 토양으로 구성된 파소 로블즈는 “Pass of the Oaks” 즉 “떡갈나무 길”이란 뜻으로, 산비탈에 가득한 오크 나무 숲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찍부터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진판델 품종을 들여와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던 파소 로블즈는 1983년에 AVA로 지정되었다. 당시만 해도 포도 재배 면적은 약 2,000헥타르에 와이너리는 17개에 불과했다. 90년대 초 파소 로블즈에 대한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시라, 그르나슈, 비오니에 등 프랑스 론 지방 품종들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품종이 매우 다양해졌다. 오늘날 파소 로블즈의 재배면적은 약 13,000헥타르, 와이너리 수는 200개 이상으로 증가하며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소 로블즈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일교차가 가장 심한 곳이다. 밤이 되면 태평양에서 서늘한 공기가 불어와 열기를 식혀주면서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다. 11월 중순부터 우기에 들어서기 때문에 포도의 생육 혹은 추수 기간 중 비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다. 또한 다양한 지형 덕분에 미기후(microclimate)가 잘 발달해서 40종 이상의 다양한 포도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며 그 뒤를 메를로, 진판델, 시라 같은 레드 품종이 잇는다. 샤르도네를 비롯 비오니에, 소비뇽 블랑, 루산느 같은 화이트 품종도 재배하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가족경영 와이너리가 많은데 대개 생산량이 5,000 상자 미만으로 아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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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는, 세미나에 등장항 다섯 가지 파소 로블즈 와인에 대한 소개이다.
 
다우 슈밍 드 플뤼르 2012 (Daou Chemin de Fleurs 2012)
다우(Daou) 형제가 운영하는 비교적 새로운 와이너리로 '꽃 길’이란 뜻의 와인이다. 그르나슈 블랑, 루산느, 비오니에 세 가지 품종으로 블렌딩했다. 짙은 꽃 향기에 오렌지와 꿀 향이 난다. 신선하고 토스티한 느낌이 들면서 약간의 달콤한 기운으로 마무리된다.
 
제이 로어 로스 오소 메를로 2011 (J Lohr Los Osos Merlot 2011)
1972년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에 최초로 포도를 재배한 제리 로어(Jerry Lohr)가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이다. 전형적인 메를로의 매콤한 향과 검은 자두 향이 인상적이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제이 로어 힐탑 카베르네 소비뇽 2010 (J Lohr Hilltop Cabernet Sauvignon 2010)
잘 익은 검은 자두, 블루 베리, 삼나무의 향이 풍부하고 타닌의 느낌도 매끄러운 편이다. 산미는 강하지 않고 앞의 와인보다 깊이 있다.
 
이오스 진판델 2009 (EOS Zinfandel 2009)
우수한 진판델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와이너리이다. 여러 향신료의 향이 먼저 나고 건포도와 잼의 느낌이 뒤를 잇는다. 과즙이 풍부해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트레아나 레드 2010 (Treana Red 2010)
파소 로블즈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카베르네 소비뇽 70%, 시라 30%를 블렌딩했다. 초콜릿, 잘 익은 검은 자두, 향신료의 향이 난다. 구운 나무의 풍미가 나면서 약간 달콤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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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캘리포니아 와인 트레이딩 테이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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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세미나 후에 이어진 캘리포니아 와인 트레이딩 테이스팅에는 총 59개 와이너리들이 참여해 각양각색의 와인들을 선보였다. 아직 나파와 소노마의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파소 로블즈,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몬테레이(Monterey), 시에라 풋힐스(Sierra Foothills), 로디(Lodi)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산지들도 발견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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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음회에서 특히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은 와인은, 나파의 부티크 와인 '부켈라 카베르네 소비뇽(Buccella Cabernet Sauvignon 2010)’이었다.'나파의 인상적인 새로운 와이너리’로 주목 받으며 매 빈티지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음회에 선보인 2010 빈티지는 풍부하고 아주 단단한 구조감이 좋았다. 세컨드 와인인 '미카 카베르네 소비뇽(Mica Cabernet Sauvignon 2011)’ 또한 과일 풍미가 매우 잘 살아있고 균형이 잘 잡혀있었다. 그러나 부켈라의 평균 총 생산량은 1,200 상자밖에 되지 않아 국내 수입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트레이딩 테이스팅에서 또 한가지 주의를 끌었던 점은, 카베르네 소비뇽 일색이었던 기존의시음회에 비해 올해에는 피노 누아 와인의 등장이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그 중 러시안 리버 밸리의 '베노비아 와이너리(Benovia Winery)’, 'HKG 에스테이트 와인(HKG Estate Wines)’의 피노 누아는 타닌이나 산미가 튀지 않고 과일 향도 은은하게 지속되어 시음자들 대부분이 만족스러워 했던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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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 누아로 유명한 와인 생산지, 산타 바바라의 '디어버그 에스테이트(Dierberg Estate Vineyard)’의 피노 누아는 섬세하고도 부드러운 느낌이 잘 드러났다. 로버트 파커로부터 93점을 획득했고'2010 코리아 와인 첼린지’에서 전체 레드 와인 중 1등을 한 저력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산타 바바라의 유명한 피노 누아 생산자인 '잭슨 패밀리 와인(Jackson Family Wines)’에 속해있는 '바이런(Byron)’도 산타 바바라와 산타 마리아 밸리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선보였다.
 
소노마 코스트의 정상급 피노 누아 생산자 '플라워스(Flowers)’의 피노 누아는 검은 과일과 꽃 향기가 조화롭고 뒤이어 향신료의 향이 강하지 않게 났다. 2009년부터 나파 밸리의 '퀀테사(Quintessa)’를 소유하고 있는 휴니어스 패밀리(Huneeus Family)의 와인 그룹에 속하게 된 플라워스는, '더 프리즈너(The Prisoner)’, '파우스트(Faust)’ 같은 자매 와인들과 함께 자리했다.
 
이 밖에도 소노마 카운티의 '글로리아 페레(Gloria Ferrer)’, '세바스티아니(Sebastiani)’ 등 품종별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은 피노 누아의 인기에 힘입어 그 동안 감춰놓았던 피노 누아를 모두 챙겨온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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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더포드 와인 컴퍼니(Rutherford Wine Company)에서 만드는 울트라 프리미엄급 '스콧 패밀리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Scott Family Estate Pinot Noir)’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센트럴 코스트에 위치한 몬테레이 카운티에서 생산되는데 과일의 풍미가 깊고 풍부하다.
 
한편 독특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화이트 와인들도 꽤 많았다. '샤미샬 스테인레스 샤르도네(Chamisal Stainless Chardonnay 2012)’는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 매우 신선하고 상쾌했고 '파인 리지 샤르도네-디종 클론(Pine Ridge Chardonnay-Dijon Clone 2011)’은 부드러운 감촉에 공격적이지 않은 산미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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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맛 당기는 소비뇽 블랑도 빼놓을 수 없다. 미수입인 '그리기치 힐즈 휘메 블랑(Grgich Hills Fume Blanc 2011)’은 오크 터치가 살짝 가미되어 약간 무게감이 느껴진 반면에 '스타 레인 소비뇽 블랑(Star Lane Sauvignon Blanc 2011)’은 상쾌한 느낌이 가득해 소비뇽 블랑의 본래 특징을 잘 반영했다.
 
몬테레이 카운티의 산타 루시아 하이랜드에서 생산되는 '투더 와인(Tudor Wines)’의'나시나 리슬링(Nacina Riesling 2012)’는 깨끗하고 달콤한 과일의 뉘앙스가 느껴졌고 '생 수페리 모스카토(St. Supery Moscato 2012)’는 다른 모스카토와 다르게 달달한 느낌보다 향긋한 과일 맛과 산미가 잘 살아 있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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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버 오크 셀러(Silver Oak Cellars)’의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과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을 비교 시음할 수 있었고, 자매 브랜드인 '투미(Twomey)’에서는 나파 밸리 메를로와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를 선보였다. 진판델로 유명한 '로디 진판델 딥 퍼플(Lodi Zinfandell Deep Purple)’은 독특한 레이블로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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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레이블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또 다른 와인, '리도 베이(Lido Bay)’. 몬테레이와 파소 로블즈, 산타 바바라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다소 자극적인 레이블이지만 풀 바디의 과일 풍미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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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생소한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들도 등장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와인 생산지인 테메큘라 밸리(Temecula Valley)의 와인으로, 집중시키는 힘은 다소 아쉽지만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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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동쪽에 위치한 시에라 풋힐즈(Sierra Foothills)에서 유명한 '아이언스톤 빈야드(Ironstone Vineyards)’의 와인들과 자매 브랜드 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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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유명한 레스토랑 '빈36(Bin36)’과 '한 에스테이트(Hahn Estates)’가 함께 만든 와인, 빈36B은 확 끌어당기는 매력은 부족해도 마일드해서 음식과의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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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와인의 터줏대감 '베린저(Beringer)’와 '웬티 빈야드(Wente Vineyards)’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전통적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소노마의 '글로리아 페레(Gloria Ferrer)’는 스파클링 와인뿐만 아니라 샤르도네, 메를로, 피노 누아 같은 스틸 와인들도 선보였다.나파의 스파클링 와인, '슈램스버그(Schramsberg)’에서 만드는 '제이 데이비스 카베르네 소비뇽(J Davies Cabernet Sauvignon 2009)’은 상당히 완성도 높은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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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바바라의 '바이런(Byron)’, 나파 밸리의 '프리마크 애비(Freemark Abbey)’, 소노마의 '켄달 잭슨(Kendall Jackson)’, '라 크리마(La Crema)’ 등 많은 브랜드를 소유한 잭슨 패밀리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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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이름과 레이블 디자인으로도 인기 높은 나파 밸리의 '크룹 브라더스(Krupp Brothers)’의 와인들도 올해 처음 시음회에 선보였다.
 
이 밖에도 나파 밸리에서 유명한 '덕혼 빈야드(Duckhorn Vineyards)’, '루이 M. 마티니(Louis M. Martini)’, '메리베일(Marryvale )’, '마이너 패밀리 와이너리(Miner Family Winery)’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캘리포니아 와인 시음회는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품종과 스타일의 와인들이 함께 하여 시음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부디 시음회에서 인연이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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