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GALLO 80년 변천사




몬다비Mondavi가 와인생산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면, 갤로Gallo는 소비자들에게 그들이 기꺼이 지불할 만한 가격의 마실만한 와인을 제공하면서 와인 소비를 대중화하는데 기여했다.
- Gallo: the campbells soup of wine? (MEININGERS WBI, 2009)



19년 연속 와인소비량이 증가하면서, 2012년 미국의 와인시장은 무려 346억 달러(한화로 약 38조5천억)의 매출을 기록했다.(2012 Wine Sales in U.S. Reach New Record) 매출의 대부분은 대형 마트에서 이루어지는데, 이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는 곳은 60여 개 브랜드에 달하는 제품과 막강한 유통 파워를 자랑하는 와인 기업 '갤로Gallo’다. '201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류 브랜드 100선’ 중 전체 주류 브랜드 중 14위를, 와인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니(아래 표) 그 저력은 의심할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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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와인 시장을 형성하는 모든 부문에 맞는 각각의 제품을 구축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다.”
(MEININGERS Wine Business International, 2009)

갤로가 추구하는 바는 위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갤로가 미국 시장 내에 제공하는 음료 브랜드는 와인과 증류주를 포함하여 60개가 넘는다. 또한 갤로가 생산하는 와인은 해외로 수출되는 캘리포니아 와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전세계 90여 개 국가로 수출된다.

금주법이 폐지된 직후인 1933년에 어니스트&줄리오 갤로 형제가 설립한 갤로는, 현재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에 아홉 개의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내에 소유한 포도밭의 면적은 1만6천 에이커(또는 6천5백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카를로 로시.jpg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미국의 와인 소비는 여섯 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러한 와인소비의 창출에 갤로가 기여한 부분이 상당하다. 위 사진은, 미국 와인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갤로의 성공을 이끈 초기 주역들이다(왼쪽부터 카를로 로시Carlo Rossi, 썬더버드Thunderbird, 허티 버건디Hearty Burgundy, 그리고 1984년에 출시된 이후 시장을 휩쓴 비 앤 제이B&J). 1972년, LA Times의 한 와인평론가는 “허티 버건디는 현재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뛰어난 밸류 와인”이라고 평가했다.(E.&J. Gallo Winery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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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품종을 섞어 만든 와인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대신 '품종 와인’(단독으로 또는 높은 비율로 사용된 품종 이름을 붙인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갤로 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품종 와인 생산에 주력하고, 고급 와인 산지로 알려진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에 위치한 와이너리를 사들이는가 하면, 기존에 생산해오던 저가 와인의 레이블에 갤로 대신 다른 이름을 붙여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위 사진은 갤로가 품종 와인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인수한 대표적인 와인 브랜드들로, 왼쪽부터 터닝 리프Turning Leaf, 레드우드 크릭Redwood Creek, 맥머레이 랜치MacMurray Ranch, 베어풋Barefoot 브랜드이다.

특히 2005년 인수 이후 베어풋 와인 생산량은 여덟 배 가량 증가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베어풋은 27% 성장한 2억5천5백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미국 내 주요 상점에서 팔리는 20개 인기 와인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Gallos Growing Barefoot Brand Is No. 1) 또한 베어풋은 와인 단일 브랜드로써는 세계 최고의 판매량(1천5백만 케이스)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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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갤로는 캘리포니아의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두 곳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확장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하나는 1933년에 설립된 와이너리 루이 마티니Louis M. Martini로, 정상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위 사진) 이곳은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에서 연간 15만 케이스 정도의 와인을 생산하는 중소 규모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갤로 가문과는 수 세대에 걸쳐 친분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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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로가 인수한 또 다른 와이너리는 산타 클라라와 몬테레이 카운티에 기반을 두고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어 온 와이너리 미라수Mirassou다. 이곳은 1854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160년에 가까운 와인양조역사를 자랑한다.

미라수 가문의 6대손인 데이비드 미라수는(위 사진) “미라수의 여러 와인 중에서도 특히 피노 누아는, 미국의 레스토랑과 소매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피노 누아 와인으로 꼽힌다”며, “미라수의 로고인 밝은 태양이 상징하듯 미라수 와인은 밝고 친근하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풍미를 지니고 있다. 미라수 와인이 지닌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 친근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미라수 와인은 2012년에 한국에도 출시되었으며, 출시 당시 “현지 와인 양조장과 직거래를 통해 국내 소비자 판매 가격을 50% 정도 낮춘 와인”으로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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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기후를 갖춘 고급 와인 산지 소노마 카운티는 갤로의 프리미엄 와인 생산을 위한 본거지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로는 갤로 패밀리 빈야드Gallo Family Vineyards Sonoma Reserve, 프라이 브러더스Frei Brothers, 란초 자바코Rancho Zabaco 등을 들 수 있다. 위 사진은, 1978년에 갤로가 인수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프라이 랜치Frei Ranch의 지하 와인저장고로, 축구장만한 크기의 이곳은 6만 개의 나무통으로 채워져 있다.

사진 속 인물은 프라이 랜치 와이너리의 지하저장고에서 만난 와인메이커 보이드 모리슨Boyd Morrison으로, 갤로 와인의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아포틱Apothic 와인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아포틱 와인은, 젊은 와인소비자들 또는 편하게 와인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만든 발랄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와인이다. 특징은, 품질과 스타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품종을 블렌딩해서 양조한다는 점. 눈길을 끄는 화려한 레이블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풍미 때문에, 아포틱은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갤로의 와인브랜드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아포틱 레드와 화이트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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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갤로 형제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정책은 매우 확고했는데, 이는 몇 세대가 지난 지금까지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 특히 갤로 형제가 마련한 강력한 '50/50 환원’ 정책 덕분에, 갤로가 소유한 대지의 절반은 항상 야생동식물 서식지로 보존된다. 러시안 리버 밸리의 뛰어난 경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맥머레이 와이너리 역시 마찬가지다(위 사진). 이곳의 총대지 면적 1500에이커 중 포도밭으로 사용되는 면적은 480에이커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자연 그대로 보호되고 있다. 한때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 프레드 맥머레이가 소유했던 아름다운 농장 맥머레이 랜치MacMurray Ranch를 갤로가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대지를 농경지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말 것, 대지를 분할 판매하지 말 것, 가족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기업이 아니라면 절대 팔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긴 맥머레이의 유언을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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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모데스토에 위치한 갤로의 리빙스턴 와이너리. 멀리서 바라본 모습만으로는 정유 공장을 방불케 하는 이 양조장의 규모는 세계 최대다. 지난 해 이곳에서 양조된 포도의 양은 50만 톤이 넘으며, 수확한 포도를 양조장으로 옮기는데 보통 24톤 트럭 1만8천대가 동원된다. 양조장 내부에서 반드시 안전모와 조끼, 보안경을 착용해야 할 정도로 안전수칙에 대한 규율이 엄격하다. 태양열을 활용해 전력의 20%를 수급하며, 와이너리로서는 최초로 ISO 14001 인증(환경경영체제에 관한 국제표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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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륙의 기업 중 90%가 가족 경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기업은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장기적인 안목과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더 나은 투자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기업의 경영권이 다음 세대로 계승되는 확률은 30% 정도이며, 3대째 가족 경영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는 12%에 불과하고, 4대째 혹은 그 이후로는 확률이 더욱 낮아져 3%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가족 경영 체제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암시한다.(‘Three-generation family businesses share their secrets of success’)

5천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규모의 와인 기업 갤로는, 1933년에 와이너리를 설립한 줄리오와 어니스트 갤로 형제에 이어 3대째 가족 경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가문의 4대째 구성원들도 기업 운영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와인소비국 미국과 해외 시장에서 드러나는 갤로의 장악력, 그리고 이미 4대째 가족 경영에 접어들었다는 이 두 가지 사실은, 성공적인 기업 운영과 가족 경영 체제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보기 드문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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