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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너리의 명성, 브랜드 충성도, 합리적인 가격 등은 소비자들의 와인 구매 행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테이스트(taste)’가 빠진 소비는 이상적인 와인 소비라 단정짓기 힘들다. <와인 테이스팅의 이해>의 저자 마이클 슈스터는 테이스트(taste)를 생리적 측면과 심미적 측면으로 나누는데, 생리적 측면의 맛과 심미적 측면의 판단 및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와인에 대한 정보 습득과 시음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교류의 장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더없이 반가운 기회일 뿐만 아니라 와인 소비 문화의 양적,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바로 지난 4월 10일 열린'나라셀라 와인 디스커버리’와 같은 와인 박람회라면 말이다.
 
지난 10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와인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나라셀라 와인 디스커버리'가 열렸다. 이 행사를 통해 나라셀라는 기존에 수입하던 와인과 함께 신규 출시한 와인도 함께 선보이는 한편, 스페셜 와인 테이스팅과 미니 세미나를 곁들여 알찬 구성을 선보였고, '와인의 발견’이라는 테마답게 새로 출시한 와인을 선보임으로써 나라셀라만의 와인 스타일을 견고히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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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산지마다 따로 마련된 부스에는 신규 와인과 기존 수입 와인이 고루 등장했다. 기자는 100여 종의 와인 가운데 신규 출시한 와인을 집중적으로 시음하였다. 그 중에서도 참가자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며 특히 화제를 모았던 와인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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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와인의 발견
 
스크리밍 이글, 할란을 비롯해 샤토 몽텔레나, 조셉 펠프스 등 나파 밸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와인에 이르기까지, 나라셀라가 두터운 컬트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래서인지 새로 출시한 미국 와인의 등장은 시음회장을 뜨겁게 달구었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전설의 100대 와인'에 꼽히는 그리기치 힐스, 신예 컬트 와인 캡샌디 엔드레, 카레이서 출신의 대표가 운영하는 루이스 셀라의 와인이 두루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그 외 주목할 만한 미국 와인으로는 소노마 카운티의 피노 누아의 자존심, 허쉬 와이너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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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치 힐스 샤르도네 2010
Grgich Hills Chardonnay2010
 
입안을 적시는 상쾌한 미네랄과 깔끔한 산도, 복합적인 감귤 향 등 완성도가 높은 샤르도네다. 특히 섬세하게 피어나는 은은한 오크 향과 단단한 구조감, 긴 여운이 인상적이다. 그리기치 힐스는 나파 밸리의 명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설적인 와이너리로 불린다. 올해 90세에 접어든 마이크 그리기치는, '파리의 심판’으로 불리는 대결에서 진가를 인정받은 샤토 몬텔레나의 샤르도네를 양조한 주인공이다. 이후 그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를 설립해 지금의 그리기치 힐스를 탄생시켰다.
 
 
캡샌디 엔드레 2009
Kapcsandy Endre 2009
 
전형적인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와인으로, 스치듯 피어나는 오크 터치와 잘 익은 과일 풍미를 드러낸다. 나파 밸리의 그랑 크뤼로 꼽히는 신예 컬트 와인으로,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2회 연속 100점을 획득한 저력도 놀랍지만, 스파이시하게 퍼지는 붉은 과일의 향과 안정된 균형이 무척 인상적이다.
 
 
루이스 셀라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09
Lewis Cellars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09
 
와이너리의 대표인 랜드 루이스가 카레이서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 받은 이후, 그의 와인들은 줄곧 카레이싱, 스포츠카와 비유되곤 한다. 그의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이 대표적인 예로, 잘빠진 스포츠카처럼 매끈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표현된다. 실제로,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자란 포도에서 느껴지는 시원하고 매끈한 스타일이 인상적이다. 힘이 느껴지는 응집력 외에도 비단 같은 질감을 지닌다.
 
 
허쉬 리저브 피노 누아 2010
Hirsch Reserve Pinot Noir 2010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재배에 최적인 소노마 지역의 11개 포도밭에서 엄선한 최상급 포도로 만든다. 허쉬 빈야드는 소노마에서도 피노 누아 전문가로 명성을 이어온 대표 주자이다. 허쉬 리저브 피노 누아는 타닌의 고운 입자와 완숙한 숙성도로 인해 소노마 피노 누아의 정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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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_몬테스.JPG칠레 와인의 발견
 
‘국민 와인’으로 불릴 만큼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온 칠레 와인 몬테스.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는 몬테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종류의 와인들을 선보였는데, 특히 2010년 첫 빈티지를 선보인 몬테스 계열의 신생 와이너리'아우터 리미츠’가 돋보였다.
 
 
아우터 리미츠 CGM
Outer Limits CGM
 
몬테스 와이너리의 공동 설립자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최근 칠레의 프리미엄 와인산지 아콩카구아 밸리에 새로운 와이너리 아우터 리미츠를 설립했다. 2010년 첫 빈티지로, 출시와 함께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91점을 획득한 CGM은 까리냥,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품종이 블렌딩된 와인이다. 말린 무화과와 짙은 블랙베리 향, 코 끝을 간질이는 향신료 향의 터치가 복합적인 향을 자아내며 균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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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와인 & 샴페인의 발견
 
전시장 입구에 자리한 샴페인 & 스파클링 와인 부스는 20여 종의 다양한 와인을 한자리에 선보이며 와인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아르헨티나 멘도자의 카이켄 브륏, 호주의 울프 블라스 빌야라 스파클링 브륏과 같은 신세계 와인부터, 이탈리아의 베소 까바 레세르바, 프랑스의 프랑수아 라베 크레망 드 부르고뉴 그리고 샹파뉴 앙리오 로제 등의 구세계 와인
들이 골고루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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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빈티지 카이켄 브륏
Kaiken Brut NV
 
아르헨티나 멘도자에서 전통적인 샴페인 양조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으로, 구운 빵과 이스트 향이 은은하게 피어난다. 2년간 병 숙성을 거쳐 지속적으로 피어 올라는 기포의 상쾌한 미네랄 풍미가 오래 지속되고, 조밀한 입자와 더불어 뛰어난 균형을 보여준다.
 
 
논빈티지 프랑수아 라베 크레망 드 부르고뉴
Francois Labet Cremant de Bourgogne NV
 
흰꽃 향이 가득 피어나는 크레망으로 봄에 마시기 안성맞춤인 와인.'부르고뉴의 샹파뉴’라는 별칭을 가진 만큼 완성도 있는 크레망을 선보인다. 토스트와 감귤 향이 조화로우며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논빈티지 샹파뉴 앙리오 로제
Champagne Henriot Rose NV
 
이번 전시회에 등장한 유일한 로제 샴페인으로 자리를 빛낸 샹파뉴 앙리오 로제는 깊이 있고 우아한 면모를 드러냈다.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뮈니에 품종의 블렌딩으로 밝은 핑크색을 띠며, 혀 끝을 가볍게 두드리는 고운 기포와 함께 붉은 과일 향이 우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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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와인의 발견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독일, 포르투갈 등 구세계 와인이 주는 가장 큰 기쁨은, 구세계 와인의 긴 역사만큼이나 중요한 토착 품종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알자스와 론 고유의 떼루아를 고스란히 반영한 도멘 바인바흐 피노 블랑 리저브, 도멘 드 라 렁자르드 꼬뜨 뒤 론 리저브 드 까산느. 그리고 고유 품종으로 다양한 실험적인 와인을 선보인 비욘디 산티 가문의 야심작 야코포 비온디 산티 사쏘알 로로와 독일 유기농 와인인 켄더만스 오가닉컬리 그로운 등, 행사장 내 유럽 와인 부스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신규 와인 소식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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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포 비욘디 산티 사쏘알로 2008
Jacopc Biondi Santi Sassoalloro 2008
 
산조베제 그로쏘 100%로 양조한 이 와인이 갖는 깊은 여운은 야코포 비온디의 핵심으로, 비욘디 산티 가문의 대표인 야코포 비욘디 산티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혀 끝을 감도는 부드러운 감촉이 상당히 잘 숙성된 와인임을 말해 준다. 특이하게도, 굽지 않은 오크통에서 14개월간 숙성되었다.
 
 
켄더만스 오가닉컬리 그로운 2011
Kendermanns Organically Grown 2011
 
독일의 토착 품종으로 양조한 유기농 와인으로, 청아하고 청포도 고유의 순수한 과일 향이 피어난다. 유기농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는, 그야말로 친환경 와인이다. 상쾌하게 느껴지는 산도의 균형도 좋지만 드라이한 끝 맛이 균형을 잘 갖췄다.
 
 
도멘 바인바흐 피노 블랑 리저브 2010
Domaine Weinbach Pinot Blanc Reserve 2010
 
포도원 사이로 흐르는 작은 시냇물이라는 이름의 도멘 바인바흐. 알자스의 지형이 눈에 선하게 떠오를 정도로 알자스다운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원한 강 바람 때문인지 깨끗하고 신선한 산도가 일품이다. 옅은 오렌지와 사과 향의 농밀함이 마무리를 깔끔하게 이끈다.
 
 
도멘 드 라 렁자르드 꼬뜨 뒤 론 리저브 드 까산느 2009
Domaine de la Renjarde Cotes du Rhone Reserve de Cassagne 2009
 
강건한 보디감과 함께 농축미가 뛰어난 와인. 와이너리가 위치한 론의 렁자르드 언덕은 <파브르 곤충기>의 저자인 프랑스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가 관찰과 저술 활동을 펼쳤던 청정 지역이다. 충분한 산도 덕분에 10년 이상 장기 숙성도 거뜬한 리저브 드 까산느 와인이지만, 지금 마시기에도 좋을 만큼 잘 숙성되어 있다. 출하량을 극도로 제한하여 농축미를 살렸고 진한 적색에서 피어나는 향신료 향이 론 지역 와인의 특색을 잘 살려냈다.
 
 
이 밖에도, 나라셀라를 대표하는 부티크 & 컬쳐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또 다른 부대행사 '뉴 월드 & 올드 와인 스페셜 테이스팅’은,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온다도로 2006, 할란 09, 콜긴 나인 이스테이트 레드 2005, 샤토 몬텔레나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 2000, 스택스 립 SLV 카베르네 소비뇽 1997, 죠셉 펠프스 인시그니아 2009, 지아콘다 이스테이트 샤르도네 208. 이렇게 총 7종의 와인이 뉴 월드 스페셜 와인으로 시간대 별로 선보였고, 올드 월드 스페셜 테이스팅에는 비욘디 산티 브루넬로 디 몬탈치오 2004, 브루노 지아코사 바롤로 팔레토 2007, 폴 자불레 애네 에르미타쥬 라 샤펠 2009, 샤토 드 라 투르 끌로 드 부죠 그랑 크뤼 2009, 살롱 S 1999까지 총 5종이 등장해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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