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회복하는 샴페인 시장, 과연 장밋빛인가?




2011년 현재 집계된 프랑스 샹파뉴 지역 와인생산자 수는 총 4,722개, 협동조합 수는 67개, 네고시앙(와인이나 포도를 구매하여 병입, 판매) 수는 299개이다. 그리고 2011년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총 3억8천5백만 병으로, 이 중 해외로 수출된 양은 44%인 1억4천만 병이다(수출된 와인의 87%는 대형 와인기업, 나머지는 개별 생산자 또는 협동조합에서 생산). 이는 1억5천만 병을 수출했던 2007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로 많은 수출량으로, 최대 수입국은 3천4백5십만 병을 수입한 영국이며 그 다음을 미국, 독일, 벨기에, 일본 등이 잇고 있다. 이 외에 수입량이 급증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러시아(전년 대비 24.5% 성장), 중국(19.4% 성장) 그리고 홍콩(15.1% 성장)이며, 미국 역시 14% 증가한 2천만 병을 수입하였다. 반면 1위 수입국인 영국의 2011년도 수입량은 2.7% 감소세를 보였다(출처_Decanter.com 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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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샹파뉴 지역 와인에는 샴페인을 비롯하여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을 포함한다. 출처_샹파뉴 와인양조자 협회 CIVC


위 표를 보면 2009년 이후 샹파뉴의 와인 수출량이 급 반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한풀 꺾이고 소비자들이 서서히 경제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면 좋겠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러시아,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신흥 시장이 형성되면서 이들의 급증하는 수요가 수출 시장의 또다른 성장 동력이 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한편 샹파뉴 지역 와인의 최대수입국인 영국 시장에 대한 최근의 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시장 조사 기관 Mintel은,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고급 사치재 소비가 줄어든 것과 관련하여, 2007년 이후로 영국에서 샴페인 소비가 3분의 1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 소비가 50% 가량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한 금융 위기 이전인 2007년만 해도 영국의 샴페인 판매가 10억 유로에 달했으나, 2012년 말까지 6억9천만 유로로 32% 하락하고 대신 스파클링 와인 판매가 55% 이상 증가한 7억2천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은 스파클링 와인 판매가 샴페인 판매를 앞서는 최초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아가 2017년에는 샴페인 판매가 6억1천만 유로까지 감소하고 스파클링 와인 판매는 8억3천만 유로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출처_Telegraph. 201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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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와인의 약진은 비단 영국에서만 목격되는 현상은 아닌 것 같다. Lanson International의 2011년도'발포성 와인에 대한 보고서’(Champagne Category Report)에 따르면,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 카바Cava 판매는 큰 증감이 없었으나,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Prosecco의 2011년도 전세계 판매액은 무려 50%가 늘어난 9천만 유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출처_Decanter.com 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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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샴페인 및 스파클링 와인 판매 추세는 어떨까. 위 표를 보면, 2011년 한국에 수입된 샹파뉴 지역 와인은 750ml기준으로 총 481,293병이며 전년 대비 3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샴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86헥토리터(약 28만병), 금액으로 따지면 약 5백만 유로에 달하며 이는 2010년에 비해 50% 증가한 수치다(출처_SOPEXA). 2008년의 금융 위기 이후 고급 샴페인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하락했으나 2010년부터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스파클링 와인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2011년에는 2010년 대비 52.9%의 수입량 증가를 기록했으며(출처_한국주류수입협회),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85%, 남아프리카공화국은 62%, 스페인은 38%, 호주는 45%를 기록했다. 칠레의 경우 171%나 증가했다. 단, 독일은 22% 가량 수입량이 감소했다(출처_한국무역협회).

수입사별로 보면, 금양 인터내셔날의 경우 전년 동기간 대비 스파클링 와인 판매량이 50% 이상 늘었으며, 한-EU FTA 체결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로 특히 프랑스산 크레망 와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레뱅드매일 역시 프랑스산 중저가 스파클링 와인의 2012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으며, 고급 샴페인의 판매는 큰 증감이 없었다고 밝혔다. 비티스는 전년 대비 동기간 전체 와인 판매량은 12% 증가하였으나 샴페인 판매량 증가율은 9%로 약간 낮았다고 설명하였다. 나라셀라의 경우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의 판매량이 많게는 60%까지 성장한 브랜드도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스파클링 와인 판매량이 약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진 인터내셔날은 최근 합리적인 가격의 스파클링 와인을 찾는 소비 패턴의 영향으로, 스파클링 와인 제품군을 강화하고 일례로 오는 8월 프로세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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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링 와인. 왼쪽부터, 토레스 코디렐라 브뤼(신동와인), 깔베 크레망 드 보르도(금양 인터내셔날), 보시오 스위트 스파클링(나라셀라), 버블넘버원 핑크라벨(레뱅드매일), 루뒤몽 크레망 드 부르고뉴(비티스), 비솔(길진 인터내셔날)>


합리적인 소비가 유행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난 금융 위기 이후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채워질 새가 없었던 것일까. 위에서 언급했지만, 세계 1위의 와인 소비국인 영국에서는 2012년이 스파클링 와인 소비가 샴페인 소비를 앞지르는 최초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게다가 호조기였던 2007년만큼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채 2017년까지 계속해서 샴페인의 매출 감소를 겪을 것이라고 한다. 최근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축하하는 Diamond Jubilee가 열렸고, 올 여름 전세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올림픽 또한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다. 이만하면 영국은 겹경사를 맞았다 할만한데도, 샴페인 소비는 주춤하고 대신 훨씬 저렴한 스파클링 와인이 그 자리를 메울 거란다. 영국 시장 하나가 무슨 대수냐 할지도 모르지만, 하나가 고꾸라지면 나머지 전체가 연속으로 쓰러져버리는, 세상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도미노처럼 움직이는 요즘 어느 것 하나 쉬이 지나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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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한 해 샹파뉴 지역 와인의 출하량이 전년 대비 4.4%(약 1천4백만 병)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2011년 3억2천3백만 병, 2012년 3억9백만 병). 가장 크게 출하량 감소율을 보인 것은 개별 와인생산자들(5.3%)이며, 그 다음은 샴페인 하우스(4.2%)와 협동조합(3.5%)이 뒤를 이었다. 개별 와인생산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대형 브랜드가 주도하는 시장 구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각 국가별 통계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지난 한 해 EU권 내로의 와인 출하량은 전년 대비 7.1%나 하락한 7천6백만 병에 그쳤다. 프랑스 자국 시장에서만 해도, 2012년 한 해 레스토랑이나 소매상이 주문한 와인은 전년 대비 약 1천만 병 정도 감소한 1억7천만 병으로 5.6% 줄어들었다.

반면 EU권 외로의 수출량은 3.2% 증가한 6천만 병으로, 이는 출하된 와인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이러한 증가세는 특히 일본과 호주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신흥 시장인 중국, 러시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목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의 경기 침체, 그리고 신흥 국가 및 광물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의 활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U권 외로의 수출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시장인 프랑스와 영국으로의 와인 선적이 감소한 것은 샹파뉴 지역 와인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샹파뉴 와인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프랑스는 지난 12월 한 달만 해도, 전년 대비 9%의 판매량 감소를 기록하였다(영국에서는 7% 가량 감소). 이는 2008년과 2009년 경기 침체 당시에는, 수출량 감소분을 프랑스 자국 내 소비로 상쇄했던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샴페인생산자연합(CIVC)은 아직 매출액에 대한 통계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2012년의 매출액은 약 44억 유로로'안정된’ 편이라고 설명하였다.

▶ 샹파뉴 지역 와인 출하량(단위_병): 전체
2011년: 322,951,807
2012년: 308,760,388
증감: -14,191,419병(-4.4%)

▶ 샹파뉴 지역 와인 출하량(단위_병): 프랑스
2011년: 181,623,158
2012년: 171,379,813
증감: -10,243,345병(-5.6%)

▶ 샹파뉴 지역 와인 출하량(단위_병): EU 국가들
2011년: 82,295,173
2012년: 76,428,895
증감: -5,866,278(-7.1%)

▶ 샹파뉴 지역 와인 출하량(단위_병): EU를 제외한 국가들
2011년: 59,033,476
2012년: 60,951,680
증감: 1,918,204(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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