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로 가야,

와인 잔 밖의 GAJA를 말하다




"역동적이고 야심 차며 독창적인 안젤로 가야만큼 피에몬테의 잠재력을 제대로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수십 년 동안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는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에 관해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생각을 대부분 바꾸어놓았다."
- 캐런 맥닐('더 와인 바이블')



Dear Wine Lovers,


내 나이 올해 71세, 가야 가문의 4대손으로 가문의 사업을 이어받아 와인을 만들어 온지도 어느덧 반세기가 되었다. 이제부터 내가 여러분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와인 잔 안이 아니라 ‘와인 잔 밖의 GAJA’에 대한 것이며,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여러분들은 GAJA 가문의 와인에 대한 헌신, 열정 그리고 진정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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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전통

많은 사람들이 GAJA의 독창성과 혁신, 그리고 그것이 이탈리아 와인산업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와인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독창성과 혁신은 매우 중요하다. 한 때 러시아에 스탈린 치하의 공산주의가 만연해 있을 무렵, 그 지배 하에 있던 몰도바Moldova와 그루지아Georgia 같은 와인생산국가들의 와인은 품질이 좋지 않았다. 당시 이 지역의 와인산업은 러시아 정부의 지시와 통제를 따르는 조합의 형태로 운영되었는데, 이 조합의 구성원인 포도재배자들과 와인양조자들은 그들만의 노하우와 전통을 유지할 자유를 갖지 못했으며 나아가 창의와 혁신의 기회마저 박탈당했다. 누구보다도 땅과 품종에 대한 이해가 깊을 이들에게 이러한 제약은 그들의 손발을 묶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이러한 환경에서 와인산업이 진보할 수 없었던 것은 명백하다.

GAJA는, 피에몬테에서 최초로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 와인을 현대식으로 양조(온도 조절 발효 기법과 작은 크기의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시키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혁신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동시에 토착 포도 품종인 네비올로를 고집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전통주의자이기도 하다. 비록 피에몬테 최초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인 다르마지 Darmage(피에몬테 방언으로 ‘안타깝다’라는 뜻. 나의 부친인 지오반니 가야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재배되는 포도밭을 지날 때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심기 위해 뽑아버린 네비올로 포도나무를 아쉬워하며 다르마지라고 중얼거리곤 했다)가 국제적인 호평을 받았지만, 이는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 그리고 피에몬테를 향해 세상의 이목이 쏠리게 만든 수단이었을 뿐이다(‘더 와인바이블’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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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베르네 소비뇽 같은 품종은 보르도를 벗어나 전세계로 전파되었고 (향후 중국에서조차, 재배 품종의 50% 이상을 카베르네 소비뇽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와인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던지 카베르네 소비뇽 고유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반면 네비올로는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고유의 특성을 잘 드러내기 힘든 까다로운 품종으로, 800여 년의 네비올로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피에몬테야 말로 이 품종의 천국이다.


가야에 깃든 장인정신

네비올로에 대한 강한 긍지와 신념은 나의 아버지, 지오반니 가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피에몬테 내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양조자로 알려져 있던 그는 네비올로와 바르바레스코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50년 전인 그 당시에 이미 수확량을 줄여 품질을 개선시켜 나갔던 만큼 선구자적인 인물이었다. 흑과 백으로만 구성된 GAJA 와인의 레이블을 창안한 것도 역시 그로써, 당시만 해도 이 레이블은 가히 혁신적이라 할 만큼 단순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또한 GAJA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와인에 대한 자부심과 품질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는 것인 만큼 장인 정신의 발현이라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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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양조자가 장인이라 불리기 위해서는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좋은’ 와인을 만들어야 한다. GAJA 가문의 장인 정신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내려 오는 것으로, 나의 할아버지 안젤로 가야(나와 똑 같은 이름의)는 와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할머니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라면 매번 더 좋은 와인을 만드는 수 밖에 없음을 일찌감치 터득하셨던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와인을 만드는데 쏟는 관심과 열정은 나의 아버지로 이어졌고, 아버지로부터 그것을 이어받은 나는 내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줄 생각이다. 이미 나의 큰 딸 Gaia는 GAJA의 일원으로서 너무나 훌륭히 그녀의 역할을 해내고 있어, 아버지로서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결국 장인 정신이란, 온 가족이 결속하여 이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해야만 존속할 수 있는 고귀한 가치다.

GAJA의 와인은 장인 정신이 깃든 ‘장인의 와인’이다. 나의 할아버지가 고집했던 스타일(14개 서로 다른 포도밭의 포도를 혼합)을 여전히 지키면서 만들고 있는 바르바레스코. 1988년 마침내 나의 아버지가 그토록 염원했던 포도밭을 구입해서 만들기 시작한 스페르스Sperss. 내 인내의 결실을 이제 서서히 드러낼 카마르칸다 CA'MARCANDA. 이 와인들 모두에 GAJA의 정신이, 장인 정신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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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보다 자연스럽고 일상적이 되어야

아무리 훌륭한 와인이라도 혼자 마신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옛날부터 와인은 음식과 함께, 같이 음식을 먹는 사람과 나누며 마시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음료였다. 불행하게도 최근 와인이 하나의 고급 문화로 자리잡아 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바로 경제 위기다. 지금 전세계는 경제 위기에 허덕이고 있고 와인산업 역시 침체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소비자들은 와인을 소비하는데 쉽게 돈을 쓰지 않으며, 10-15달러짜리 와인을 사는데도 부담스러워 한다. 이와 함께 와인 소비 시장이 고급 와인 시장과 싸구려 와인 시장으로 양분화되는 기형적인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와인 생산 면에서는 어떤가. 신세계 몇몇 나라에서는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와인의 과잉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시장의 기형적인 양극화와 와인의 과잉생산이라는 이 두 가지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시장 규칙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고 소비자 교육이 적절히 시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혹은 소비 구조가 왜곡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세계 와인 산업은 이와 관련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이 품질 좋은 와인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로써 품질 좋은 와인의 생산이 꾸준히 유지되는, 긍정적인 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from ANGELO GAJA.



문의 _ 신동와인 (02 794 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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