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RESPONDING TO A DIFFICULT WINE ENVIRONMENT Robert Smiley, Professor Emeritus, Director of Wine Studies,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이와 같은 와인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 변화는 비단 미국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며 2007년도 말 미국 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한국 와인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마시기 쉬운 모스카토 다스티를 선호한다거나 와인업계가 대중적인 와인에 대한 컨슈머 리포트와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한국 와인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와인 시장에서 어느 때보다 두드러지게 거론되는 “Value Wine”이라는 컨셉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Value Wine이란 시장에서 형성된 품질 대비 가격보다 더 우수한 품질의 와인 혹은 더 저렴한 가격의 와인이라 정의할 수 있다. 와인 역시 자동차나 가전제품처럼 시장에서 거래되는 일종의 “상품”이기 때문에 품질에 따른 시장가격이 존재한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발표한 2009년도 100대 와인의 품질과 와인 가격간의 상관 관계를 보면, 품질과 가격은 로그 함수의 형태를 띄며 통계적으로 추정한 추세선이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와인 품질의 가격이다. 이 때 A나 B와인 같이 시장가격 선 위에 존재하는 와인을 흔히 Value Wine 이라고 한다.

즉, 동일한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거나 혹은 동일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이 Value Wine이며, 과거에 비해 와인의 명성이나 평판보다는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에 더 많은 관심과 구매태도를 보이는 것이 최근의 두드러진 경향이다.

동일한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소비하고 싶은 것은 모든 소비자가 같은 생각이겠지만 Value Wine과 관련하여 한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누구에게나 같은 가치를 제공하는 Value Wine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와인 소비에 지불하는 “돈의 가치”가 소비자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의 그래프에서 Qm 이라는 돈(예를 들면 10,000원)의 가치는 소득 규모가 큰 Pb(예를 들어 한 달 수입이 1천만 원인 와인 애호가)와 소득 규모가 작은 Pa (예를 들어 한 달 수입이 2백만 원인 와인 애호가)에게는 다르며, 그 가치의 상대적 크기는 Vb : Va 이다. (예를 들면, 1만원 / 1천만원 : 1만원 / 2백만원 = 0.001 : 0.005, 그림에서 기울기의 차이)
와인 소비자의 와인 구매 행동은 와인의 가치와 자신의 소득 가치를 고려하여 이루어지며,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자신이 느끼는 돈의 가치와 와인의 가치(품질 대비 가격)가 일치하는 선 위에서 와인을 구매하게 된다.

예를 들어 Pa라는 와인 애호가는 최소한 Wa나 Wb 와인을 선택하게 되며, 아무리 Wd라는 와인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더라도 자신의 선택 영역(Choice Set ? 개인선 좌측 영역의 와인 집합)에 들지 않는 와인이기 때문에 구매 고려 대상이 아니다.

반면, Pb라는 와인애호가는 We는 최소한의 구매대상이다. 그리고 Wd, We, Wg 와인은 이 애호가에게 Value Wine이며, Pa라는 와인애호가에게 Value Wine인 Wb는 Pa라는 와인애호가에게는 Value Wine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