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이방인? 토스카나의 젊은 피!
La Massa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라 마싸 와인이 한국에 공식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2월. 국내에서 라 마싸라는 이름은 아직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애호가를 비롯한 알만 한 사람들은 이미 이 “수퍼 투스칸 와인”의 명성을 잘 알고 있다.
가업 대신 자신의 꿈을 선택한 지암파올로 모타
지암파올로 모타는 원래 나폴리 태생으로, 와인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가업인 가죽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예정된 운명을 벗어나 와인 양조에 뛰어든 계기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와인에 큰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매년 여름을 보르도에서 지내다시피 했고 보르도 와인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명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포도재배와 와인양조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이후 이탈리아로 돌아와서도 키안티 지역 유수의 와이너리 (Riecine, Castello di Albola and Castello di Rampolla)에서 와인생산에 필요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였다. 그리고 1992년에 마침내 그가 원하던 키안티 지역에 위치한 라 마싸를 인수하게 되었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라 마싸 와인은 “수퍼 투스칸 와인” 대열에 합류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토스카나의 토양, 보르도의 철학
지암파올로 모타는 키안티의 젊고 새로운 피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와인가이드] 본문 중 라 마싸는 “키안티 평론가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는 판차노 지역의 와이너리로, 이곳의 조르지오 프리모 와인은 신세대 키안티 와인의 좋은 예”라고 묘사되기도 하였다.
그가 키안티의 신세대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철저한 보르도식 포도밭 관리에 기인한다. 199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떼루아 연구 프로젝트 La Massa CZP (La Massa Complex Zoning Project)를 통해, 그는 포도밭을 토양의 성질에 따라 15개로 세밀하게 구분하고, 각각의 성질에 맞게 토양을 관리하고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토양 연구에 대한 그의 집착은 “와인양조에 있어서 토양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런 점에서 몇 미터 아래 토양의 구성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보르도의 와인생산자들의 열정과 철저함에 질투가 날 지경”이라는 말에서 잘 드러난다.
토양뿐만 아니라 품종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새로운 시도 역시, 그가 보르도에서 목격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보르도 와인생산자들의 품질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품종 개선을 위한 노력이 결국 보르도의 대표 품종들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는데 기여한 것이라고 믿는 그는, 15년 동안 자신의 포도밭의 작은 부분까지 이해하고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감행함으로써 보르도 품종이 라 마싸의 떼루아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퍼 투스칸, 그리고 산지오베제
라 마싸 떼루아 연구 프로젝트는 2006년 결실을 보게 되어 산지오베제와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도를 블렌딩한 라 마싸 조르지오 프리모 2006을 선보이게 되었다. 또한 2007년부터는 산지오베제를 제외하고 메를로과 카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도 등 프랑스 보르도 품종만을 블렌딩하여 라 마싸 조르지오 프리모를 생산하고 있다.
라 마싸 와인은 “밀도가 높고 짙으며 대부분의 수퍼 투스칸 와인과 견줄만한 농도를 띠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훌쩍거릴 와인이 아니라, 한동안 숙성했다가 마셔야 하는 키안티 와인”으로 묘사된다([이탈리아 와인가이드] 본문 중). 내놓고 ‘수퍼 투스칸’이라고 지칭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지암파올로 모타는 라 마싸를 수퍼 투스칸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유감을 드러낸다. 미대륙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이 단어가 토스카나의 정체성을 제대로 나타낸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카나의 대표품종인 산지오베제를 배제하고서 만든 와인으로 토스카나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가 제시한 답변은 간단하지만 설득력있다. 2007년 이후부터 산지오베제를 섞지 않고 조르지오 프리모 와인을 생산하게 된 것은, 산지오베제를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하는 것이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온갖 드레스와 메이크업으로 치장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에 덧붙여 그는, 산지오베제는 품종의 특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다루어져야 하고 2011년부터 산지오베제를 주로 사용한 와인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15년 동안 포도밭을 걷고 또 걸었던 과정들은 기후의 작용과 포도밭의 모든 작은 부분들까지 배우고 이해하는 여행이었다. 이러한 배움과 이해를 통해 우리는 이곳 라 마싸의 포도밭에서 그 곳이 가진 떼루아를 와인을 통해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떼루아를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겸손해 지고 우리를 둘러싼 자연을 지나치게 바꾸고 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확신과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해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되새기는 사실은 “우리는 과일을 생산하는 사람들(producers of fruit)”이라는 것이다. 무릇 뛰어난 포도가 없이는 결코 위대한 와인도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지암파올로 모타-
라 마싸 조르지오 프리모 2006은 로버트 파커 94점, 와인 스펙테이터 94점을 기록했으며 이듬해 출시된 07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94점, 와인 스펙테이터 97점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2009년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올해의 와인 Top 100 중 2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라 마싸 조르지오 프리모는 제비꽃, 검은 과일, 미네랄 느낌에 풍부한 깊이감과 복합미까지 두루 갖춘 생떼밀리옹 그랑크뤼 스타일의 와인으로 슈퍼 토스카나 와인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입처 _ (주)나라식품 (02 405 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