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부 현상 / 보트리티스 씨네레아(Botrytis cinerea)
아침 안개로 인해 아직 촉촉한 상태로 햇빛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촬영된 귀부화한 포도들. 보트리티스 포자들은 바람을 탄다. 포자가 번식하는 데 적합한 조건은 포도의 곰팡이균 성장을 촉진시킬 안개 낀 아침과, 포도 주스를 천천히 증발시키고 그 구성 물질들을 농축할 햇빛이 나는 오후가 계속 반복되는 환경이다. 곰팡이들은 처음엔 구릿빛 얼룩에서 점차 세피아 핑크색에서 초콜릿색으로 착색된다. 회갈색 곰팡이 군생들이 표면을 덮기 시작하고, 껍질은 주름지고 주스의 증발로 쪼그라들며, 마지막 단계에는 곰팡이가 덮여 주석산을 제외한 모든 풍미의 요소들이 농축되어 마른 건포도가 된다.
- 와인북스 '와인 테이스팅의 이해' 중 -
달콤한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당분이 아주 높은 포도에서 시작된다.
당분 함량이 높은 포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2) 자리에 펼쳐놓아 건포도로 만들어 당분을 농축시킨 뒤 수확한다.
3) 포도나무를 얼려 수분이 달콤한 즙과 분리되게 한다.
4) 귀부균(보트리시스 시네리아)이 번식하게 해서 포도의 수분 일부가 소모되고 탈수가 더욱 촉진되도록 해 당분을 농축시킨다.
단, 포도의 당분 함량이 높을수록 위험도 도사린다. 동물들은 달콤한 포도를 따먹고, 포도는 유익하지 않은 곰팡이나 질병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며, 나쁜 날씨는 작물을 수확하기 전에 포도를 손상시킬 지도 모른다. 또한 이런 포도를 얻기 위해 드는 노동력이 만만치 않아, 스위트 와인은 대개 귀하고 값이 비싸게 마련이다.
효모가 당분을 모두 알코올로 바꾸기 전에 양조자는 오프 드라이 와인처럼 발효를 일찍 중지하거나, 생성된 바로 그 알코올로 효모의 작용을 멈추게 한다. 알코올 함량이 16%에 이르면 효모는 대부분 기능을 상실한다.
▶ 가당(Chaptalization)
가당은 저알코올 와인에 발효 전이나 발효 도중에 당분을 첨가하는 것으로, 이 경우 효모가 전환시킬 당분이 더 많아져 알코올 함량이 높아진다. 이 가당 과정을, 약간 스위터한 와인 혹은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것과 혼동하면 안 된다.
가당은 알코올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지 와인의 당도를 증가시키는 목적이 아니다. 북유럽에서 생산되는 많은 와인은 알코올을 충분히 형성할 수 있을 만큼 포도가 잘 익지 않기 때문에 관례적으로 가당을 하는 경우가 있다.
<참고자료 _ 더 와인바이블(바롬웍스, 2010)>